이별의 순간이 온듯합니다 만~

일상 이야기 2021. 5. 29. 23:15

어느새 지천명의 나이를 훌쩍 넘긴 50대 중반에 돌아본 인생은 마치 "순간의 꿈"처럼 느껴집니다.

바르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부끄러운 부분도 떠오릅니다.

살아오면서 가장 슬펐던 순간은 역시 "이별"이었습니다.

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"이별"은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.

중학교 때 사랑하던 애견 SUN을 잃어버렸을 때

군대 시절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

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

매년 찾아오는 정든 동료들과 헤어지는 인사이동

내가 원하지 않는 "이별"은 마음 아픈 일이었습니다.

이별은 비단 생명에 만 국한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.

오랫동안 사용하던 정들고 익숙한 물건을 없애야 할 때도 같은 서운함을 느낍니다.

가지고 있던 데스크톱 컴퓨터 중에 약 10년 된 모델이 있습니다.

원래 물건을 깔끔하게 오래 쓰는 타입이라 어제까지 아무 불편 없이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, 너무 욕심을 부렸는지 2GB 램 2개를 장착해 사용하다 2개를 추가 구입해 끼웠더니 이후로 부팅이 안됩니다.

별짓을 다 해봐도 먹통입니다.

제가 인색해서가 절대로 아닙니다. 솔직히 리미티드급 송어 낚싯대 하나 값이면 새 컴퓨터 살 수 있습니다.

하지만 10년 동안 든 정은 그리 쉽게 끊어지지 않네요.

삼성전자 서비스에 다니는 낚시 동생이 얘기를 듣더니 서운해 하는 형이 안돼 보였던지, 이번 수요일 대전에 교육 오는데 쓸만한 중고 컴퓨터를 하나 가져온답니다.

그러니 형님, 서운해하지 말고 보낼 때가 된 것 같으니 보내라고 합니다.

하지만 영 이별에 익숙치 않은 저는 갑작스러운 이별이 당황스럽기만 합니다.

이제 보낼 때가 되긴 한 것 같지만 아마 헤어진다면 한동안 많이 서운할 것 같습니다.

지금도 이렇게 옆에 끼고 내놓질 못합니다.

평생을 이렇게 살았습니다.

그래서 "이별"할 때 마다 마음 여기저기 뚫린 자리가 많습니다.

앞으로는 누구와도 무엇과의 이별에서도 서운함이나 아쉬움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.

이제 이별의 아픔을 삭히기에는 나이를 너무 먹었나 봅니다.

728x90

설정

트랙백

댓글